2018년도 1회 정보처리기사 필기 독학 일기 같은 후기. 실기 후기는 이곳에.

모 인터넷 글에 의하면 정보처리기사 시험 응시자 대다수가 비전공자이고, 전공자는 졸업요건 등 피치 못할 이유로 가끔 보는 시험인 것 같다. 나도 비전공자 중 한 명이고, 응시하게 된 이유는 ‘전공자들이 학교에서 배워서 당연히 알고 있는 것들을 나도 알고 싶다’.

마침 시X공 문제집을 얻게 돼서 그대로 1회차 시험 등록. 우선 1차로 한번 정주행하고 2차로 본격 공부할 생각을 했고, 바로 접었다. 그렇게까지 안 할것 같았고, 안 해도 될 것 같았다.

공부 순서

그래서 공부 순서도 1-2-3-4-5과목 순으로 정주행했다. 다른 사람들 후기를 찾아보면 ‘어려운 2,5부터 했어요’, ‘쉬운 1,3,4부터 했어요’ 식으로 공부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스타워즈도 1~6편 순서로 관람한 사람…

1과목은 어렵지도 않고 술술 넘어간다. 재미를 느낄 무렵 2과목 1장에서만 흥미가 떨어져서 4,5일은 보낸 것 같다. 그 부분 넘기기가 참 힘들었지만, 어렵다고 스킵해버리면 나중에 다시 돌아오기 정말 싫어질 것 같아 꾹 참고 꾸역꾸역 공부했다. 3~4장 역시 무리없이 넘어갔다. 다만 암기량이 많아지면서 영어 약어들끼리 차차 헷갈리기 시작했다. 5장도 어렵다고 하지만, 초등학교에선지 컴활 공부할 때인지 어디선가 주워들은 내용이라 낯설지는 않았다. 외울 것이 좀 많다는 점?

개인 차가 있겠지만, 어렵다고 미리 끝내거나 나중에 끝내는 것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어차피 다 봐야 할 내용이니 말이다. 배우지 않은 부분 책장을 넘기며 표나 그림 비주얼에 ‘허~~’ 하다가도, 막상 차례가 되어 차근차근 읽어보면 무시무시한 생김새(?)에 비해 못할 수준은 아니었다. 게임 퀘스트 깨는 느낌으로 차근차근 공부했다.

전략 아닌 전략

대신, 잘 안나온다고 해서 버린 챕터가 몇 개 있었다. 1과목 비선형 구조, 2과목의 병렬 컴퓨터 등등… 개념정리 페이지 수에 비해 출제 경향이 낮다고 생각되면 과감히 버렸다. 그 중 하나가 시험에 나오긴 했지만, 다른 문제들을 잡을 수 있었기 때문에 그 시간에 다른 것을 공부하길 잘 했다는 생각은 들었다.

그리고 허무감이 들었던 게 기출문제들. 대략 3주 동안 문제집으로 개념 읽거나 모의고사 푼 것보다, 누워서 폰으로 기출문제 풀고 해석 읽은 게 훨씬 시험에 도움됐다. 아마도 이 사이트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앱 같다. 대중교통 이용할 때 심심해서 본 것들이 쌓여서 정말 큰 도움이 됐다. 실제로 시험장에서 생각보다 많이! 지난 기출 위주로 출제됐다. 개념은 이해 100% 안 돼도 일단 진도를 쭉 빼고, 나머지는 기출문제로 복습하면 이해되더라. 완전 코리안식 자격증의 표본이었던 것이다.

[성실도]

성공한 것

  • 일단은 가채점 기준으로 80점대 후반 점수로 통과했다는 점? 마킹에서 세상 모를 오류만 내지 않았다면 통과한 것 같다.
  • 나는 자격증 공부가 실무에서 큰 도움 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트랜잭션이라던가, 스키마라던가… 뜻도 제대로 몰랐는데 이리저리 들어본 말에 대해 공부하게 돼서 속 시원하긴 했다.

실패한 것

  • 이번 시험은 운 좋게도 난이도가 낮았던 것 같았다. 그렇지만 공부한답시고 3주를 게으르게 시간을 보낸 것은 인정한다. 겁 먹고 오래 준비한 것도 있지만, 텐션 강하게 10일~14일만 잡았어도 충분했을 것 같다.

도달한 결론

  • 작년 기사 실기 합격률이 11%란다. 학원이나 인강 블로거들이 겁주는 것임을 알지만, 팩트는 팩트. 더구나 실기는 주관식이니, 진짜 한달 간 빡세게 해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