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있는데, 내 Github의 잔디밭은 아직 황량하기만 하다. 시험 공부에 몰두하느라 개인 프로젝트 하던 걸 두 달 정도 방치해두고 있는데, 나는 이것을 불판에 고기 올려놓고 굽다가 불 끄고 내버려둔 기분이라고 친구에게 설명한 적 있다.

그 와중에 오늘 가벼운 기분전환 삼아 개발자 세미나를 들으러 갔다. 강의가 실질적으로 터닝 포인트를 준다기에는… 오히려 다른 개발자들이 주고 받는 말 속에서 알게 된 정보들도 있었고, 무엇보다 그런 얘기 들으면서 빨리 나도 내 블로그와 코드를 관리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오랜만에 블로그에도 들어오고 Google Analytics도 관리해주었다. 그러다가 예전에 내가 코딩할 때 참고했던 블로거가 내 post를 참고했고, 내 블로그 주소를 reference로 올려둔 것을 보았다. 초보 블로거 입장에서, 내가 도움 받았던 것처럼 나도 구글링하는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 기뻤다. (더구나 내가 도움 받았던 그 사람에게!)

단순한 일기장이 아니라 정보를 주며 소통할 수 있는 블로그이고, 동시에 내 글과 코드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무게감도 직접적으로 느끼게 되었다.

성공한 것

  • 두 달동안 코딩을 안하니 앓이를 했다. 개발을 정말 좋아하게 됐나보다.
  • 포스트 쓴 것도 별로 없는 것 같은데, 벌써 한 달에 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문한다. 그러니 신중하게 글을 써야겠다는 것을 느낀다.

실패한 것

  • 이번 포스트를 쓰면서 느낀 건데, 꼭 절대적인 시간 수치를 할당해서 블로그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것저것 써야지 하고 머릿속에서 미뤄두었다 한꺼번에 쓰는 것보다는 그때그때 컴퓨터를 켜서 업로드를 하는 편이 좋겠다. 덧붙여, 이전에 썼던 포스트 중에서도 틀리거나 업데이트가 필요한 부분이 보이면 바로바로 고쳐야겠다. 한 달에 천 여명의 사람들이 지나다니며 내 틀린 코드를 본다고 생각하니 나름대로 끔찍하다.

도달한 결론

  • 따지고 보면 나에게 깃헙 블로그는 공부-취미 사이의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 포스팅 하려고 구글링 하다보면 이상하리만큼 시간을 많이 뺏겨서 시험 공부 중에는 하지 말아야지 했는데… 좀더 취미처럼, 게임처럼 접근성을 높여도 괜찮겠다.
  • 개발자 세미나는 오늘 처음 들었다. 실무 지식 위주가 아닌 경험 위주 조언 식의 강의가 많아서 막상 레벨업 된 건 크지 않다. 하지만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있는 현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이 마라톤을 뛰는구나, 하고 알 수 없는 용기를 받았다. 왠지 지난 광화문 촛불집회에서 나와 뜻이 같은 사람이 많다는 걸 두 눈으로 본 날과도 비슷했다. 기회가 있다면 종종 세미나를 듣는 것도 좋겠다.